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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사진에 대한 여러 단상

김영태



글: 김영태 / 사진문화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1. 역사는 과거나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해서 존재한다. 과거를 기반으로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현재가 내가 경험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므로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내가 보고 느낀 것이 진실의 전부가 아니다. 기록은 관점이 있어야 기록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관점이 없는 기록은 형식만 있고 내용이 없는 글쓰기와 유사하다. 기록은 그림이나 글이 유효하지만 1839년에 사진이 발명된 이후에는 사진이 가장 강력한 기록을 위한 매체가 되었다. 사진은 외관이 현실과 닮아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한다. 친숙한 기록을 위한 매체다. 하지만 사진을 이용한 기록도 찍는 이의 관점과 철학이 부재하다면 폭력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 공허한 이미지에 머무를 수도 있다.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사진 찍기도 생산자의 세계관과 그에 따른 관점이 무엇보다도 결과물의 의미에 큰 영향을 끼친다. 현실을 기록한 사진도 역사가 되려면 생산자의 세계관이 중요하다.



2. 글쓰기는 목적에 따라서 형식과 내용이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필자의 주관을 드러내야 한다. 팩트 factor에 오류가 있다면 사상누각이다. 또한 글쓰기는 경우에 따라서는 사실의 나열을 뛰어 너머서 자신의 세계관을 표현해야 한다. 지나치게 기계적인 팩트 나열은 형식만 남고 공허해진다.
글쓴이의 세계관을 느낄 수 없는 글은 힘을 상실하게 된다. 글쓰기는 현학적인 지식의 나열이나 서술에서 탈피해야 생산적인 결과물을 성취 할 수 있다. 글쓰기를 할 때 가장 경계해 할 점은 자신의 관점을 분명하게 표현하되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난해한 단어를 나열하여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지나치게 어려운 수사를 남발하는 것도 문제이고 모든 것을 단순화하여 가벼운 글쓰기를 하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모든 글쓰기는 목적을 막론하여 글쓴이의 관점과 세계관이 명료하게 드러나야 의미가 있고 생산적인 행위가 된다.



3. 성숙한 사회가 되려면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편견과 선입견이 많은 사회에선 더욱 더 그러하다. 사고 혹은 세계관이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닌데 우리사회에선 틀린 것으로 이해하고 적대시하기도 한다. 나와 다른 세계관을 기진 이를 존중 할 때 성숙한 사회가 된다. 특히 예술이나 문화는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물론 그것은 정치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펼쳐지는 상황은 다양성을 이해하는 것과 너무 간극이 있다. 한국사진의 일부 인사들도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정치와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예술적이지 못한 태도다. 나와 다른 사고 혹은 사상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해 공감은 못하더라도 적대시 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성숙한 사회가 될 수 있다.



4. 올해 광주비엔날레 표제는 '제8기후대'로 정해졌다. 미래에 예술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를 탐구하기 위한 주제라고 한다. 생산적이고 의미가 있는 주제라고 판단된다.
주지하다시피 당대 예술의 지형에서는 장르간의 경계가 무너졌고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영향으로 인하여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한 현상은 도구예술인 사진에서도 지난 10여 년간 빠르게 진행되었고 사진의 기본적인 특성이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는 전통적인 의미의 사진의 미학적인 특성을 고수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변모한 예술의 지형에서 사진의 미래를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가 더 중요하다. 즉 전통적인 의미의 사진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은 시대와 조우하는 새로운 방향성을 탐구하는 것이 필요하고, 예술사진은 탈장르적인 예술의 지형에서 표현매체로서의 사진의 역할과 의미를 살펴보고 새로운 방향성을 탐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흘러간 옛 사랑의 그림자를 더듬거리는 것은 열정의 낭비일 뿐이다. 그리고 작업스타일이나 주제는 선택의 문제이지 절대적인 가치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한국사진은 어떠한 측면에서는 답보하거나 퇴행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



5. 사진은 매력적인 매체다. 누구나 자유롭게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 할 수 있고, 인류의 시각문화와 지식전달 체계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 지식, 연령, 인종, 국적, 문화 등을 초월하여 폭 넓은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는 매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사진이미지를 생산하는 사람에 띠라서 결과물의 의미가 달라진다. 즉 생산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우리의 세계관을 표현하는 여러 수단 중에 하나가 사진이다. 사진이 우리의 삶과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매체이지만 매체는 매체 일뿐이라는 이야기다. 우리의 의지에 따라서 결과물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것은 이미지를 생산하는 이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그러므로 생산자의 선택이 사진의 의미, 내용, 주제 등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표현방식, 제작과정, 결과물의 존재 방식 등도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 일뿐이므로 그것에 집착하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의 세계관이다.




6. 우리나라 사람들은 최초나 1세대를 너무 선호하는 것 같다. 특히 요즘 사진계 일부에서는 남발하고 있다. 1세대 사진가 아무개, 최초의 사진교육자,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가, 최초의 사진연구회 등등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에 상업사진이 아닌 예술을 위한 사진가들이 등장하였고 사진교육도 일제강점기부터 김규진, 박필호 등이 시작했다. 또 다큐멘터리사진이라는 용어는 비교적 늦게 1980년대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해방이후에 등장한 사진가를 1세대 사진가라고 칭하는 것은 지나친 포장이고 ‘리얼리즘사진 혹은 생활주의사진’이라는 용어에 입각하여 사실주의적인 예술사진을 찍은 일부 원로사진가를 1세대 다큐멘터리사진가라고 칭하는 것도 오류다. 또 일제강점기에도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모임을 사진연구회 라고 명명해서 만들었다. 또한 1960년대부터 활동한 일부 사진가들을 지칭하는 작가의주의 1세대라는 것도 지나친 상찬이다. 아니면 그 이전 사진가들을 폄하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회현상 혹은 예술의 특정한 경향을 수학공식(무 자르듯이)처럼 규정하는 것은 오류다.



7. 전시기획이라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를 확인 시켜주는 행위가 아니라 기획자에 의해서 또 다른 담론을 생산 하는 것이다. 그런데 상식적인 이야기를 어처구니없이 포장해서 대중을 우민화하는 전시도 있고 기획자가 주도적으로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바타 같은 역할을 하는 전시도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상식적으로는 이해 할 수 없는 일이 여기저기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식인 혹은 전문가는 자신의 분야에 대한 견해와 세계관이 뚜렷해야 한다. 녹음기처럼 교과서적인 책에 있는 내용을 재생하는 이는 아는 것은 많을지 몰라도 지식인은 아니다. 현재 한국사진은 이런 이들이 너무 많다. 특히 누울 자리도 살펴보지도 않고 덥석 눕는 이들은 정말 사고력이 없는 것 같다.


8. 요즘 SNS를 보면 세계로부터 주목받은 소설가 한강이 화제인가 싶더니 가수 겸 화가로 알려져 있는 조영남의 대작 문제가 여러 전문가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 관심 갖고 있는 많은 이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사진을 찍기 위해서 소나무를 불법적으로 베어서 법적으로 처벌받은 아마추어사진가 장국현씨가 예술의 전당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는 것이 여러 사람으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전시를 비난하는 릴레이 1인 시위가 관심사가 되기도 했다. 사진잡지에는 이 문제에 대해 칼럼이 게재되기도 했다. 또 지난주에는 7월호부터 포토닷 편집진이 교체되는 것이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화제 거리나 논쟁거리가 있을 때 마다 전문가나 일반인들이 자신의 견해를 SNS에 올리는데 그중에는 일반인뿐 아니라 전문가도 논리적이기 보다는 감정적이고 편협한 시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경우도 있다. 


요즘에는 저널이 SNS에서 유명인이나 전문가가 올린 글을 인용해서 기사화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사회적으로나 특정 분야에 영향력을 끼치는 전문가는 특정한 사안에 대해 좀 더 신중하고 논리적인 주장을 펼치는 것이 책임감이 느껴지는 태도다.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일방적인 주장은 자제하는 것이 지식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공론의 장이지만 최소한의 책임감을 바탕으로 글을 게재하는 태도가 아쉽다. 
물론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사람들 모두가 엄격한 검증을 통해서 인정받은 전문가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이기는 하다. 하지만 때가 되면 역사가 검증 할 것이다. 또한 정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9. 사진은 주지하다시피 가장 대중적인 매체다. 특히 디지털카메라가 널리 보급되면서 좀 더  대중화 되었다. 그와 더불어서 사진문화를 소비하는 계층도 어느 매체보다도 다양하다. 연령, 직업, 지적인 수준 등이 다양하고 폭 넓다. 그러므로  대중을 대상으로 기획한 상업전시도 어느 계층을 대상으로 삼아서 전시를  기획 할 것인지 분명하게 정하지 않으면 수익을 남기는 것이 쉽지 않다. 수시로 변화는 주된 문화소비층을 잘 파악해야한다. 아니면 낭패를 보게 된다. 그것은 사진잡지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자본을 확보하지 않고 잡지를 경영한다면  경영상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현재 사진잡지가 정기구독이나 잡지판매 수입으로만 안정적인 경영을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광고수입이 재정적으로 중요하다. 이 지점에서 딜레마가 발생한다. 기본적으로 현재 사진문화를 주도하는 계층은 보수적이다. 하지만 잡지내용이 보수적이거나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젊은 세대나 진보적인 전문가들에게는 외면 받게 되고 잡지의 질이 도마 위에 오른다. 하지만 파격적인 내용과 형식은 잡지의 주된 소비층이나  잠정적인 광고주로부터 지지받기가 쉽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적인 상황에서는  40대 중반이하들이 정기적으로 잡지를 구독하고 사진전시를 개최하고 전시를 홍보하기 위한 광고를 잡지에 게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신선한 내용으로 구성된 잡지를  발행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하려면  광고영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새로운 광고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정기구독료나  전시 광고로만 안정적인 경영을 하는 것은  어렵다. 또 사진문화소비계층은 광범위하지만 미술잡지를 구독하고 미술전반을 즐기는 문화소비층이나 생산자와는 뚜렷하게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잡지의 질을 일정부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인 경영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사진잡지 경영은 현재 사진문화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해야 잡지를 지속적으로 일정수준의 질을 유지하면서 발행 할 수 있다! 즉 생존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10. 신화적인 가상 혹은 인물을 창조하고서 비평 혹은 평론을 하면 팩트 factor와 점점 더 멀어지고 픽션이 된다. 현재 한국사진의 일각에서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거대서사 혹은 거대역사가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는 것도 심각한 문제지만 한국사진의 근현대사가 팩트가 과장되는 것도 문제다. 그런데 현재 곳곳에서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신화의 시대가 아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사진의 한편에서는 영웅과 우상을 만들고 역사가 아니라 신화를 만들고 있다. 전시를 기획 한다는 것은 유명한 작가와 작품을 나열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일이다. 또한 경험과 지식을 필요로 하는 일이고 철학과 독창적인 사유를 요구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그런 것과는 관계없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현재 이 땅에서 열리는 수많은 전시를 보면...


6월초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요즘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는?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1989년 이후 한국현대미술과 한국현대사진전’을 관람했다. 이 전시는 전체적으로 콘셉트가 분명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분명하게 이해 할 수 없는 몇 가지 점을 발견했다. 전시를 주제 혹은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분류하였는데 주명덕, 민병헌, 배병우 등 모더니즘적인 작가를 실험적인 작가들에 분류 한 것과 특별전으로 패션사진전을 기획한 것이 쉽게 공감되지 않았다. 또한 서문에서 한국최초의 사진전을 미국공보부가 역할을 하여 1957년에 경복궁에서 열린 인간가족전이라고 이야기 한 것은 심각한 오류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에도 개인전이 있었고 1945년 해방 직후에도 임석제 선생님의 개인전 있었다. 한국사진의 미래는 현재보다 긍정적으로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1989년 이후로 한정함으로써 한국사진사에서 중요한 변혁의 시기였던 1970년대와 80년대를 역사에서 소외시켰다는 점이다. 객관적인 자료수집과 연구과정 없이 특정인이나 특정부류에  의존해서 전시를 준비한 탓이다. 한국사진사 그중에서 한국사진의 현대화 과정을 제대로 조명 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그 외에도 현대미술 혹은 현대예술로서의 작업을 같은 공간에서 전시한 당위성도 제대로 부각되지 않아 기획자의 한계지점이 드러났다. 한 가지 부언한다면 Construction Photo를 ‘메이킹포토’라고 정체모를 단어로 표기한 것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어느 외국서적에서도 이렇게 표기한 책은 없는 것 같다. 스테이지드 아니면 ‘컨스트럭션포토 construction photo’라고 표현한다. 연출사진 혹은 구성사진을...


포토저널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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